어떤 기억은 연극처럼 불쑥 우리를 찾아온다. 연극에서 ‘네 번째 벽’은 무대와 관객을 분리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의미한다.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이 벽을 통해 무대와 우리가 같은 세계를 공유하지 않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한다. 하지만 이 인정을 깨기 위해, 연극에서는 무대의 범위를 관객으로까지 확장하듯 관객에게 이따금씩 말을 건네며 네 번째 벽을 깬다. 우리가 어떤 음을 듣는다면, 그 음은 이미 과거가 된 음이다. 음을 발생시키는 피아니스트와 음을 듣는 관객의 시점은 미묘하게 뒤틀려있다. 무대 위 음악은 그렇게 현재와 과거의 틈을 만들며 시간을 뒤튼다. 뒤틀린 시간 사이에서 과거로 가는 피아노 소리를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 심연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이 음악은 무대와 관객을 가로지르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며, 관객의 심연을 불러일으킨다. 피아니스트 최원석은 음악을 만들고, 시간을 뒤틀고, 벽을 깨며, 혼재한 과거와 현재를 포용하듯, 관객을 무대에 포함시키며 한 차원 너머의 다섯 번째 벽을 향해 점차 확장해 간다. 이 작품은 뒤들린 시간 사이에서 생기는 관객의 기억을 포함한다. 부정하고 싶을 수록, 그 기억의 존재를 인정하고, 과거와 현재를 분리하고, 다섯 번째 벽 너머에서 이를 관조하고자 태도를 추구하고자 한다. 과거와 현재의 빈번한 교차를 표현하게 위하여 대비되는 텍스처의 잦은 교체와 두 가지의 리듬 덩어리를 변주하는 것을 작품의 기초로 한다. 다섯 개의 큰 구조로 나누었지만, 이어진 벽화를 그리듯 골조의 변화는 분명하지만 유려하게 나누었다. 어떤 기억은 누군가에겐 두려움, 후회, 혹은 유쾌함일 수 있는 어떤 기억을 소리로 제한하지 않도록 중립적인 소리를 사용하고자 했으며, 간단한 재료와 다층적인 레이어를 통해, 뒤틀어지는 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.
August 03, 2024 7:30PM
Seoul, South Korea
Pianist Wonseok Choi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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